자료실reference

최신이슈

  • Home
  • 자료실
  • 최신이슈
제목 [노동뉴스] '복수노조' 삼성화재, 대표교섭권은 어떤 노조가 쥘까
작성자 로고스
작성일 21-04-05 07:51

무노조 때부터 있던 '평사원협의회' 노조 설립
자회사 애니카손해사정에서도 비슷한 움직임 

 

삼성화재가 최근 일주일 새 단일노조에서 복수노조 회사가 됐다. 조만간 이뤄질 단체협약 협상을 위한 교섭 창구 단일화 과정에서 어떤 노조가 대표 교섭권을 가질지 관심이 쏠린다.

4일 노동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지난해 2월 설립된 한국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금속노련) 산하 '삼성화재노조' 단일 노조에서 복수 노조체제로 바뀌었다. 삼성화재 평사원협의회(평협)가 노동조합을 설립했기 때문이다. 

지난 1987년부터 운영된 삼성화재 평협은 삼성의 이른바 '무노조 경영' 시기 노조를 대신해 사측과 임금 및 근로조건에 관한 사안을 협의해 온 사원 단체다. 평협은 3월22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노조설립 신고서를 제출하고, 지난 1일 고용노동부로부터 노조 설립 신고 필증을 받았다. 정식 명칭은 '삼성화재평사원협의회노동조합(평협노조)'이다.

이런 가운데 기존 '삼성화재노조' 소속 조합원 일부도 같은 금속노련 산하 금속일반노조 삼성화재지회를 설립했다.
 
 삼성화재엔 3개의 노조, ▲한국노총 금속노련 산하 삼성화재노조 ▲금속노련 산하 금속일반노조 삼성화재지회 ▲삼성화재 평협노조가 들어섰다.

삼성화재지회가 지난주에, 삼성화재노조는 지난 1일 각각 사측에 교섭을 요구했다. 평협노조도 곧 교섭을 요구할 예정이다. 노동조합법상 기존 노조와 신설 노조는 교섭 창구 단일화를 거쳐야 한다. 단일화에 실패하면 전체 조합원 과반을 확보한 노조가 대표 교섭권을 가진다.

무게추는 평협노조로 이미 기울었다.

평협노조 등에 따르면, 삼성화재노조 조합원 수는 2월 기준 650여명에서 지난 1일 기준 1000여명 이상으로 늘었고, 평협노조는 1일 기준 1900여명이다. 평협노조 측은 설립 전 노조 전환 찬반투표에서 전체 삼성화재 직원 5800여명 가운데 3000여명 넘게 노조 설립에 동의했다는 점을 들며 증원은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위기를 느낀 기존 '삼성화재노조' 측은 신설 '평협노조' 무력화에 나섰다.

한국노총 금속노련 삼성화재노조 측은 평협이 사측에 유리한 입장을 취했다고 주장하며 평협노조는 '어용노조'에 가깝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26일 평협을 상대로 '지배개입에 의한 부당노동행위'라고 주장하며 사측과 평협 회장을 고소했다. 한국노총 금속노련 관계자는 "지난해 삼성화재 노조 설립 시 사측의 방해를 우려해 첩보 작전하듯 그 과정이 진행됐는데 평협의 경우 전임 조합원이 돌아다니면서 노조 설립을 공표하는데도 사측으로부터 일절 제재가 없었다"면서 "회사가 평협 노조 설립을 묵인하고 도와준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삼성화재 평협뿐만 아니라 최근 삼성화재 자회사 삼성화재애니카손해사정㈜에서도 노사협의회 '한마음협의회)'를 중심으로 노조 설립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한국노총은 이 같은 복수노조 설립 움직임이 다른 계열사로 확산할 것을 염려하고 있다.

한국노총 금속노련 한 관계자는 "이 같은 움직임이 각 계열사로 번질 경우 결국 사측에 유리한 지형이 될 것이란 점이 가장 큰 우려"라며 "삼성화재 평협의 노조 설립 신고에 대해선 행정소송 등 법적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평협노조 한 관계자는 "노조 설립 과정에서 회사로부터 어떠한 지원도 받은 적이 없다"며 "기존 노조 와해를 목적으로 사측이 복수노조 설립에 개입했다는 등의 주장은 평협노조 설립에 찬성한 우리 직원 전체의 절반이 넘는 3000여명을 판단력이 결여된 사측의 꼭두각시로 치부하는 꼴"이라고 반박했다. 

 

[출처: 뉴시스]